경락에 대한 자료 추가 보충
[서적]’혈자리 서당 몸안에 흐르는 오행의 지도 오수혈 안내서’ 류시성, 이영희 저
요약 정리
경락?
몸 전체를 감싸고 있는 무형의 통로.
이 통로로 기혈(氣血), 음양(陰陽), 오행(五行)의 정보들이 흘러 다님
오장육부뿐만 아니라 몸 전체를 하나로 연결하고 움직이게 하는 것도 경락
경락이 몸의 중심이자 부분들의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토대
마치 불교의 인드라망처럼 전체와 부분이 연결되고, 하나가 출렁이면 전체가 출렁이게 되어 있는 인연의 연결망.
우리는 흔히 병을 한 장부 혹은 기관에 국한
예를 들어, 간암은 간에만, 아토피는 피부에만, 중이염은 귀에만.
하지만 경락에 의해 병이 온몸과 연결되기 때문에 경락의 관점에서 보면 병은 국소의 문제일 수 없음
따라서 한 부위에서 발생한 병도 몸 전체 네트워크에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
네트워크에 다른 정보[병]가 유입되면 그 전체의 모습 또한 달라짐
병이 존재의 변환을 가능하게 하는 원동력
[예시]
감기라도 걸리면 콧물이 쏟아지고, 기침과 고열이 나는 등 몸 전체에 변화하고 가끔 이 신체적 변화가 감정의 회로를, 삶의 동선을 구체적으로 변화시키기도 함
치료도 마찬가지다. 국소의 병이 없듯이 국소의 치료 또한 없음.
치료는 몸 전체의 변화를 만드는 작업
유침은 인드라망의 한 부분인 혈자리로부터 시작된 자극이 온몸에 변화의 신호를 다 알리는 데 그만큼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
치료란 병으로 야기된 신체적 변환, 감정의 회로, 삶의 동선과 내 몸 사이의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 주는 행위
치료는 몸의 변화를 촉진시키는 것, 태과불급으로 치우친 몸을 리셋시키는 것이라고.
병과 치료의 문제가 곧 삶을 변화시키는 문제
몸의 변화가 곧 삶의 변화를 수반하듯 이는 결국 다른 것과 어떻게 관계 맺으면서 살 것인가의 문제로 확장
전체를 변화시키려면 부분을 변화시키면 되고 세계를 변화하게 하려면 내가 다른 운동성으로 살면 되듯이 몸의 원리가 삶의 윤리로 전환
경락의 핵심은 흐름
연결된 전체가 일정한 방향성을 가지며 흐름
봄・여름・가을・겨울의 차서가 있듯이 수태음폐경으로부터 족궐음간경까지 12개의 경맥이 순환
경락에서는 이를 유주(流注)라고 부르고 경락은 1일 12시, 1년 12달의 변화와 맞물려 있어 경락마다 다 다른 느낌과 기운들이 분포되어 있고 혈자리들 또한 각자 고유한 개성을 가지고 있음
기氣, 경맥經脈과 혈穴의 개념
기氣의 개념
기氣는 까다로운 개념으로 유형이기도 하고 무형이기도 해서 유형으로 된 것도 기, 무형으로 된 것도 기, 모두 다 기다. 세상의 모든 것이 기로 이루어짐
우리가 살고 있는 시공간도 기로 만들어진 것은 물론이고 우리 몸도 유형인 몸, 무형인 정신, 이 둘이 분리되지 않도록 만드는 정신줄, 모두 기
가벼운 기는 위로 올라가서 무형이 되고, 무거운 기는 아래로 내려가서 유형이 되고 하늘과 땅도 그렇게 만들어짐
기는 『황제내경』黃帝內經에서 처음 등장하는 개념이 아니라 오래전부터 기는 동양 사유의 물질적 지반이었지만 기를 몸과 연결한 것은 『황제내경』이 처음
순환 역시 오래전부터 있었던 개념으로 자연이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다시 봄으로 순환한다는 것은 고대인들에게 우주의 모든 것이 결국 순환한다는 생각 곧 우주시공간의 작동원리를 순환으로 생각
순환은 마디를 타고 다니는데 사계절이라는 마디, 열두 달이라는 마디, 365일이라는 마디, 이 마디들을 거치면서 매번 새로운 국면으로 되돌아오는 것이 순환.
차이와 반복이 우주의 순환이라면 우리 몸에서는 12개의 경맥과 365개의 혈자리가 순환의 마디를 이루고 이 마디를 끊임없이 돌고 돌면서 우주의 순환리듬과 소통하게 만드는 것이 기氣
정리:
양생養生이라는 철학적 사유, 기라는 물리적 토대, 순환이라는 시공간의 윤리. 이 셋이 결합해서 탄생한 것이 경맥經脈과 혈穴
양생-기-순환이라는 『황제내경』의 핵심이 우리 몸에 경혈經穴로 구현
1972년, 중국에서는 마왕퇴馬王堆의 한묘漢墓, B.C. 186년 전후가 발굴되어 비단에 적힌 의서 두 권이 발견되는데 그것이 경맥과 혈자리에 관련된 문서인데 이 의서에 등장하는 경맥의 숫자는 11개이고 오장육부와 연결된 경맥은 4개뿐이고 이 11개의 경맥들은 서로 이어져 있지도 않고 오행五行개념과도 연결되어 있지 않고 결정적인 건 순환론 자체가 없다는 것
『황제내경』黃帝內經은 아마도 한묘가 만들어진 다음 한참 후에 편찬되었을것이라 추측되는데 이는 한묘에서 나온 의서들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완성된 체계를 갖추고 있기 때문
『황제내경』에서 경맥은 기氣와 순환을 완벽하게 구현한 체계로 11개였던 경맥이 12개가 된 것은 물론 오행과 오장육부와도 딱딱 들어맞게 배치
무엇보다 중요한 건 여환무단如環無端이라는 개념의 등장으로 ‘둥근 고리처럼 끝이 없다’는 이 개념은 우리 몸의 12경맥과 365혈이 끊어지지 않고 연결되어 있다는 것, 기는 이 길을 따라서 끝이 없이 순환한다는 것, 그리고 이 기가 우주의 변화와 늘 관계한다는 사유를 가능케 함
양생-기-순환이라는 『황제내경』의 핵심이 우리 몸에 경혈經穴로 구현되어 있음을 말하고 있음
경락經絡과 서양의 해부학과 비교
경락經絡은 흔히 서양의 해부학과 비교
서양의 해부학은 서양의학의 최종 단계에서 출현
병의 원인이 병원균이라고 생각하는 서양의학의 패러다임 안에서, 눈으로 병원균이 침투한 위치를 확인하는 것이 해부학
동양의학은 오래전 이러한 방식의 해부학과는 다른 경맥과 혈자리를 사용
서양의학의 패러다임 안에서 해부학이 최종 단계였듯, 동양의학의 패러다임 안에서 도달할 수 있는 최종 단계이자 종합판이 경락과 혈자리
기氣와 순환, 제자백가의 사상, 소수의학들을 아우르면서 만들어진 경혈經穴
『황제내경』黃帝內經은 이 경혈의 길 위에서 양생養生
양생이란 기氣를 잘 관리하면서 살아가는 문제
우주는 기의 순환을 통해서 계절을 만들고 공간의 변화를 가져오는데 봄의 초록빛 땅, 여름의 뜨거운 땅, 가을의 풍성한 땅, 겨울의 언 땅. 모두 기의 흐름을 타면서 순환한
양생은 이 기의 흐름, 곧 시간의 순환리듬과 궤를 같이 하는 것을 또 하나의 핵심
봄엔 봄의 리듬을 타고 여름엔 여름의 리듬을 타는 것. 다른 계절도 마찬가지
그럼 왜 계절의 흐름을 타는 것, 시간의 리듬을 타는 것을 이토록 강조하는 것인가.
계절에 맞지 않게 살아간다는 것이 그만큼 많은 양의 에너지를 소모하게 만들기 때문
[사례]
한겨울에 미니스커트를 입고 거리를 활보하면 내 몸은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많은 에너지를 사용
내 안의 생명에너지를 낭비 없이 제대로 쓰기 위한 생명 차원의 전략이자 지혜, 그것이 곧 양생이고 『황제내경』黃帝內經을 통해 의사들이 우리에게 전하고 싶었던 건 우주로부터 얻은 이 앎을 누구하고나 공유하는 일